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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ickr.com


피알원 미디컴 대리 1년차에 이것저것, 직장 생활을 한 지도 어느새 햇수로 4년. 4년간 느끼고 배운 것들이야 말로 다할 수 없고 중요한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그 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바로 인사와 보고.

인사하는 낯에 침 못 뱉는다

어렸을 때 어른들을 만나면 꼭 인사를 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사람은 인사를 잘해야 한다"시며 "열 번을 만나면 열 번을 인사하라"는 말씀을 매일 열 번쯤(어이없는 과장입니다-_-) 하셨습니다.
그때는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 하고 잔소리거니 하고 넘겼었는데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인사의 중요성을 매번 깨닫게 됩니다. 그건 밝은 표정으로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과 굳은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하는 사람을 각각 마주하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누구도 후자에게 먼저 호감을 가지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사는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당신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누구와 관계를 맺든 처음에 인사를 하게 됩니다. 이건 곧 모든 관계의 시작이 인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매번 밝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 성가신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멍때리고 가다가-_-;; 상대를 모르고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인사를 할 타이밍을 놓쳐서 어정쩡하게 지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지나고 나면 찜찜한 마음에 어찌나 속이 상하는지요. 밝게 인사를 하는 것이 몸에 배이면 어색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입니다. 저도 아직 몸에 완전히 체화된 것은 아닌듯해 틈틈이 나를 다잡고 있습니다.

보고 또 보고

어떤 일이든 신입 때는 혼자 하는 일보다는 선배의 지시를 받아 선배의 관리 속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건 직급이 올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 일 중에서 오롯이 혼자 결정하고 혼자 진행하고 혼자 컨펌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 관계가 직장 생활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고, 팀워크가 성과를 내는 주요 요인인 것도 이 때문이지요.

1. 무얼 보고하나?


이렇게 함께 일을 할 때에는 일을 진행하는 실무 담당자가 상황을 틈틈이 알리고 의견을 모으고 앞으로 진행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만 잘해도 공동 작업의 난이도가 확 떨어집니다.
신입의 경우에는 보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신입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낯선 것도 어려운 것도 많다 보니 선배 입장에선 더욱 신경을 쓰게 마련이고,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일의 진행 상황을 선배에게 알려서 그때그때 적절한 조언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라고 해서 무조건 '제가 OO했습니다'라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단편적인 보고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고를 위한 보고도 제외됩니다. 일에서 필요한 보고는 말 그대로 진행 상황에 대한 공유입니다. 'OO가 지시한 이러이러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초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까지 마쳤다'든가 'OO까지 완료하도록 지시 받은 업무를 어떠어떠한 이유로 완료하기 어려울 듯하다.' 등이 되겠지요. 특별한 포맷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경우에만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조언을 구할 수도, 추가 지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2. 언제 보고하나?


중요한 것은 보고 시점입니다. 보고를 언제 하면 좋을까요? 10일까지 완료하도록 지시 받은 업무를 하기가 어렵겠다고 10일에서야 말하면 어떨까요? 갑작스럽게 당일에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지연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곤란합니다. 듣는 선배 입장에선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라는 심정이 됩니다. 가능한 "미리" 보고해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상황을 조금만 냉정하게 인식하면 할 수 있겠다, 없겠다는 답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애초 지시받은 시일까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미리 보고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누구도 신입이 완벽하게 척척 일을 해내리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물론 그래준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긴 하겠지요^^). 5년차, 10년차 선배들도 헤매고 실수를 합니다. 신입이라면 모르고 헤매는 것이 당연합니다. 모르는 것은 그때그때 묻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때나 누구에게나 물을 수 있다는 것은 신입의 특권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신입이라는 단계를 지나고 나면 이제는 모르는 것이 자랑은 아니게 되는 단계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답은 신입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찾아지는 걸까요? 부지런히 묻고 다니고, 답을 찾느라 땅을 파헤치지 않는 신입에게 그런 시기가 올까요?

그렇다면 10일까지 업무를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안해도 될까요? (제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단순한 일이어도 지시를 받으면 머리 속에 개요를 짭니다. 어떤 순서로 이러이러하게 일을 처리해야겠다, 이런 개요를 선배에게 1차로 보고를 합니다. 그것에 대해 코멘트를 받습니다. 코멘트를 반영해서 일을 처리합니다. 큰 문제 없이 일을 완료할 수 있겠다 싶으면 시한 하루나 최소한 반나절 전에 '지시하신 일을 큰 무리 없이 완료하여 전달 드릴 수 있겠다'고 보고를 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보고하고 없어도 보고하라

업무를 지시한 선배는 그 일 한 가지만 챙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입이 한 일을 기초 자료삼아 보고서를 만들 수도 있고, 다른 클라이언트 일도 함께 챙겨야 할 수 있습니다. 신입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선배의 업무를 서포트하는 것이지만 선배 입장에서는 신입의 일을 확인하고 코멘트를 하고 (거의 대부분은) 수정을 해야 하는 추가 업무입니다. 거기에다 시한에 늦지 않게 후배를 채근해야 하는 업무까지 추가된다면 이건 돕는다고 표현하기도 뭣합니다.

이때 진행 상황만 적절히 보고한다면 선배는 몇 가지 리스트를 머리속에서 빨리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보고 시점에 대한 정답은 "선배가 묻기 전에"입니다. 선배가 언제 물을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맞습니다. 선배가 아닌 이상 모릅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이때쯤, 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의 진행상, 선배의 성격상, 일과의 패턴상 등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나오는 이때쯤, 이 있습니다. 열 사람과 일하면 열 가지의 이때쯤, 이 있겠지요.  그걸 파악하는 것 역시 업무 능력 중의 하나이겠고요. 그러기 전까지는 앞서 말한 두 가지 시점(개요를 잡고 일을 시작하기 전, 일을 완료하기 하루나 반나절 전)에서는 꼭 보고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진행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자잘한 것까지 수시로 보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지나치게 자잘한' '수시로'의 기준이 선배마다 다르다 보니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 안해도 된다. 시킨 일은 알아서 하라"고 하는 선배도 있습니다. 그런 선배들의 이때쯤,은 굉장히 타이트한 것이겠지요.
또 열심히 보고하라는 것은 신입의 단계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횟수까지 명시한 것은 신입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여기에도 열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를 것입니다), 역량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보고 횟수나 시점은 보다 다양해질 수 있겠습니다. 다만 자신이 처리하고 있는 일을 팀원들에게 공유하여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테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유만을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주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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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3 23:27 2009/11/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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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디컴의 신입사원과 대리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미리 작성해 둔 질문 종이를 하나씩 뽑아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도 이렇게 "공식적으로" 다함께 같이 하는 자리는 처음인지라 좀 어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안면도 익히고 어색하게 이야기도 나누며 친해지는 거지요 뭐 :)

신입사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랜만에 저의 신입사원 시절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와, 그때는 정말 제대로 연애하는 기분이었어요. 제가 좀 직장이랑 연애하는 스타일인데 첫 직장에서는 훨씬훨씬 더 그랬어요. 매일 출근하기 전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고 예쁜 옷을 골라 입고 데이트라도 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사뿐 집을 나섰더랬지요.
직장 생활 5년차, 외부 미팅이 없으면 예쁜 옷보다는 편한 옷을, 거울 들여다볼 시간 있으면 잠을 더 자고 멍한 채로 세수를 하면서 삶의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짊어진 듯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 마음만은 그리 달라지지 않은 듯해서 대견스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책임감이나 신뢰, 성실함. 모두 좋지만 그저 그 무렵에는 조로하지 않으면- 하는 말이면 충분한 듯합니다.
너무 빨리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너무 빨리 많은 것에 "현실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너무 빨리 냉소하게 되고 너무 빨리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 말이지요.
그런데 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뭔가를 알게 된 걸까요, 그냥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그 현실적인 자세란 정말 현실적인 걸까요 회의적인 걸까요, 그냥 다 귀찮은 것일 뿐일까요. 스스로에게 냉소를 허락해도 좋을 만큼 충분히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도. 그렇지 않았다면 그 냉소는 그저 자기 변명은 아닐지. 그저 'ㄱㄴㄷ'을 겨우 깨쳤으면서 소설가나 시인이 되었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게 신입사원에게 더없이 위험한 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 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다른 게 없는 듯합니다.
꿈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가슴 두근거리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늘 새 날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은 무한하되 내가 이룬 것에 대해선 한없이 겸손할 것, 그러면 됩니다. 저에게 직장 생활은 이걸 몸으로 익히고 반복해서 깨닫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직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이건 신입사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기보다는 저 자신에게 더욱 일깨워주고 싶은 만트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 자신을 여전히 "신입"이라고 여기고 있고요. 이 일을 한 5년쯤 하면 그제야 신입 딱지 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게 열심히 달려야죠^^;)

그래요 어쩌면 직장 생활은 그저 현실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지독히 처절하고 고단하고 때로는 비루해지기도 하는. 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철저히 각자의 몫이고  꿈꾸는 사람에게만 문이 열립니다. 도덕책에나 나올 법한 빤한 말이어도 그걸 믿고 믿어야 한다는 것을 또 믿고, 그렇게.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날아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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